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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in & Portugal, '12

[순례자의 길][Day 5] 몬테 도 고조(Monte do Gozo)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5th Day, April 21 2013


드디어 마지막 날이다.

5일 차지만, 너무 아쉽다.

처음부터 걷지 못한게 너무 아쉬웠다.


오늘은 대략 5~6km만 걸으면 된다,

어제 한국에서 온 아주머니분들 덕분에 오늘도 참 기분 좋게 출발한다.


사실 어제 또 다른 반가움도 있었다.

엊그제 3일차 리바디소에 도착해서, 내 침대 앞에 어느 건장하신 아저씨가 있었는데,

뭔가 준비가 철저하신 느낌의 아저씨였다.


어제 길을 걸으면서 아마 Pedrouzo에서 도 한번 잠깐 지나쳤었다가,

그 이후에는 못봤는데,

어제 몬테 데 고조 알베르게에서 마주쳤다.

괜히 페이스가 좋으셨던게 아니였다. 

애초에 여기에서 숙박할 계획을 가지신 것 같았다.

역시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한다... ㅋ


어제 무리를 해서, 오늘은 여유가 있다.

오늘의 계획은, 언능 카테드랄에 도착한 후,

순례자 증명서를 발급 받은 다음,

애플리셀러 및 수리센터에가서 내 랩탑을 고치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조금 떨어진 한인 민박으로 가는 것이었다.

(민박을 잡은 이유는, 내 캐리어를 맞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봐로는, 소포를 우체국 자체에다가 붙히면 된다고는 했는데, 다소 위험한것 같아서, 민박에다가 붙혔다.)


살짝 구름이 끼었다.

오늘도 날씨가 안 좋은것 같다.


@ Monte do Gozo

5일동안 수고해준 내 두 다리.


@ Monte do Gozo


몬테 데 고조에서 내 앞에서 걷고 있던 아저씨다.

이 아저씨 기분은 어땠을까?

정말 도시다.

드이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중심으로 향한다.


@ from Monte do Gozo to Santiago de Compostela


@ Santiago de Compostela


@ Santiago de Compostela


시내에서 잠깐 길을 잃었다. 

한 30분 가량 이상한 길로 갔다.

역시 도시라. 잠깐 멍때렸더니, 길을 잃었다.

나름 5일간 고생한, 베낭, 모자, 그리고 두 지팡이.

베낭이 이번 여행의 포인트였다.

사실 이번 여행에서 순례자의 길이 포함되어있지 않으면,

캐리어랑 그냥 일반 베낭을 메고 가려했다.

그런데, 순례자의 길에서 캐리어를 끌 수도 없는 일이고,

그렇다고, 매번 짐을 다음 도시로 보낼 수도 없는 터라,

등산용 베낭을 사서 길을 걸었다.


나름 유럽 베낭여행인데, 베낭이 이동성은 좋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용물 대비 편의는 캐리어가 좋킨 하다.

아마 베낭이 32L아님 40L 정도 였는데, 확실히 작다.

조금 넣으면 꽉찬다. 


저 베낭에, 13인치 랩탑, DSLR + 렌즈, 청바지 2~3벌, 속옷, 샤워도구,

랩탑과 카메라 기타 용품, 상의 대여섯벌, 침낭 등등, (은근히 많이 들어가긴 했다.ㅋ)

이 들어갔으니, 5일동안 정말 어깨 아프고 빡셨다.


@ Santiago de Compostela


이제 카테드랄에 거의 다 도착하려고 하니,

비가 온다.

이번 5주간의 여행, 그 중에서 "순례자의 길"에 있어서, 

나에겐 "비"는 정말 뗄레야 뗄 수가 없었다.


정확히 따지면, 안달루시아 넘어서 발렌시아로 가면서, 대략 10일 정도 남은 시점,

날씨가 좋아 지기 시작했다.


@ Santiago de Compostela


이제 저 골목으로 쭉 가면 카테드랄이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도시로 들어왔을 때만해도 좋았는데,

카테드랄 까지 가는 것도 은근 힘들다.

(순례자의 길 진입로에서 조금 멀다.)


@ Santiago de Compostela


드디어!, 

카테드랄이다.

나는 몰랐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가 성지라는 것을...

혹시나 했고, 역시나 했는데,

막상 도착하니, 아주 큰 감흥은 없었다.


군대의 휴가마냥, 휴가 전날의 설레임, 그러나 휴가날의 그냥 아무렇지도 않음처럼,

어제 몬테 데 고조에서 드디어 산티아고라는 설렘이 있었지만,

막상 도착하고 아주 큰 감동은 없었다.


그래도 좋았다.

어쩌면 언능 수리하고 싶은 랩탑때문이기도 했나;;

여튼, 드디어 도착한 산티아고 카테드랄!


@ Cathedral of Santiago de Compostela


@ Cathedral of Santiago de Compostela


@ Cathedral of Santiago de Compostela


카테드랄안에 들어가니 미사중이었다.

나는 조용히 의자에 앉아서,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러더니 아마 미사가 끝나고,

어느 스페인 아주머니가 나에게, 파란 비닐봉지에 쌓인 보까디요량 사과를 줬다.

일단 감사해서 받았지만, 

하도 스페인 이동네가 위험한 지역이라서,

뭔가 탔을 것 같아.


살짝 배는 고팠지만, 나중에 먹기로 했다.

나중에 노트북 고치는 도중에 먹었다.


먹어보니, 아무일도 없었다. 맛만 있었다.

ㅜㅜ 잠시나마 의심한 아주머니에게 너무 미안했다.


@ Cathedral of Santiago de Compostela


사리아에서 부터의 나의 발자취다.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이게 너무 좋다.

내 DSLR에는 GPS가 안되서(Cannon 50D),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으로 부터,

내가 걸은 길을 트래킹 할 수 있다.


GPS로 내가 지나간 길을 트래킹하는 어플도 있지만, 

이거를 쓰면 베터리가 광탈이라 사용하지는 않았다.

(베터리 팩도 없어서 좀 무리였다.)


여튼, 사리아에서 중반부터 베터리가 없어서,

사진을 못찍은 것 빼고는, 

틈틈히 사진을 찍어, 왠만한 루트는 나온다.



@ Cathedral of Santiago de Compostela


@ Cathedral of Santiago de Compostela


카테드랄에 들어가기전에,

카테드랄 주변을 사진을 찍다가,

드디어, 5일간 내 또다른 두 다리가 되어주었던,

두 지팡이를 버리게 되었다.

정말 도움을 많이 주었던 지팡인데,

더이상 함께 할 수 없기에, 카테드랄 정면에서 바라본 건물 옆에 쓰레기통 옆에 세워두었다.

마지막 사진 :)

@ Cathedral of Santiago de Compostela


@ Cathedral of Santiago de Compostela


@ Cathedral of Santiago de Compostela


@ Cathedral of Santiago de Compostela


@ Cathedral of Santiago de Compostela


@ Cathedral of Santiago de Compostela


@ Cathedral of Santiago de Compostela


@ Cathedral of Santiago de Compostela


@ Cathedral of Santiago de Compostela


신기하게도, 카테드랄에서 한국말이 들려보니, 어제 몬테 데 고조에서 본 아주머니들이었다.

역시 반가웠다!

들어보니, 오늘 카테드랄에서 미사를 따로 하신다고 한다.


@ Cathedral of Santiago de Compostela


카테드랄 구경을 마치고, 

근처, 순례자의 증서 받고, 

기념품도 사고 보니,

뭔가 허전했다.


당장 다시 걸어야 할 것 같았다.

(물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이후에 피에스타/묵시아라는 길도 있다.)


정말 허전했다. 

잠깐이지만 

5일 동안 마주친 사람들,

5일 동안 마주친 공허함,

5일 동안 마주친 생각들,

5일 동안 마주친 과거들,

5일 동안 만주친 현재들,

5일 동안 마주친 미래들,

그리고 길.


고마웠다.


이렇게 마무리 하고, 나의 "순례자의 길"은 마무리 됬다.

(그리고 곧장 애플 센터로 갔다;;;) 


Finish.

@ Santiago de Compostela